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 빌려온 책이다. 영어책을 모아 놓은 코너에 가서 신작으로 들어온 책들을 빠르게 넘겨보면서 어떤 내용인지 살펴보다가 이 책은 저자가 라틴어 교사로 활동했다는 부분에 눈이 갔고, 영어단어의 어원, 유래에 관한 내용들을 읽어보니 저자가 알고 있는 지식이 많은 것 같아서 맘에 들어 선택했다.
읽어보니 내용은 방대했고, 모르는 내용도 많아 꽤 흥미로워서 안 끊기고 쭉쭉 읽었다. 하지만 저자가 단어를 설명하면서 중간중간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같이 설명해 곁가지를 많이 쳐서 산만한 느낌이 있었고, 설명해 주는 단어들이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단어들이 많아서 책 내용을 기억해서 대화에 써먹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책인 것 같다. 난 어원이 단어들의 발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힌트를 얻을까 해서 끝까지 읽었는데 몇 가지는 건진 것 같다.
아래는 책의 목차별로 page를 표시하면서 흥미로운 부분, 알았으면 하는 부분을 적어보았다.
< 1. 이런 말 저런 말 >
17p
- 로마가 번영하던 시기에는 점령하던 땅이 엄청 넓었다. 그래서 점령된 점령지에서는 라틴어를 사용했는데, 각 지역이 로마의 지배에서 벗어난 뒤에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등으로 지역마다 언어가 갈라진다. 하지만 이 언어들은 같은 어원으로 단어들을 만들었기 때문에 비슷하게 생긴 단어들이 많다.
22p
- 영어에는 같은 뜻인데 앵글로색슨족의 단어와(dirt =흙) 노르만 프랑스어의 단어(soil = 토양)가 각각 있는 게 있는데 한글도 한자로 된 단어를 어려운 전문용어에 많이 쓰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 독일어의 b는 영어에서 v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 sieben / seven ; leben / live ; halb / half ; lieben / love )의 뒤에 있는 단어가 우리가 아는 영어단어가 되었다. )
- 프랑스인들은 br발음이 귀찮았는지 라틴어의 b를 v 또는 f로 바꿔버렸다. 영어에서도 governor의 v가 이런 영향을 받은 단어이다. 또 pt 발음을 싫어해서 철자를 바꾸거나, 철자 p는 남겨놨지만 묵음으로 발음하지 않는 식의 발음이 프랑스어에서 보인다고 한다.
26p
- 라틴어는 크기를 나타내는 접미사가 발달했는데 영어에도 흔적이 남아 있다. -umn은 '큰 것'을 의미하는데 column, autumn이 예이고, 이탈리아어도 trombone처럼 -one으로 끝나는 단어가 '큰 것'을 의미한다.
- '작은 것'을 의미하는 것은 '-ulus' 또는 'olus' 가 있는데 단어 속에는 ul, ol만 들어가 있다. module, calculate 같은 단어가 있다. violin은 작은 비올라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violino에서 o를 없앤 단어인 것을 보니 i에 1강세가 있는 게 이해가 되는 것 같다. ( 이탈리아어는 맨 뒤의 앞 모음에 강세를 줘서 읽어 준다고 들었다.)
30p
- 염소는 brush를 뜯어먹으니 browse , 양과 소는 grass를 뜯어먹어서 graze라는 동사를 쓴다니 첫 자음이 일치되는 게 신기했다.
-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한 자동차 브랜드이름이, 합승마차가 될 수 있는데 이런 단어들을 단어의 끝으로 발음의 유사성을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
- bandit은 '추방된 무법자'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bandito가 어원이고, desperate은 '희망'을 의미하는 라틴어 sperare이랑 관련 있다. ( de- = down = 떨어질 낙 )
36p
- 고대 프랑스어와 달리 근대 프랑스어로 가면서 st의 s를 발음을 생략하려 했다고 한다. s가 생략되었음을 알려주기 위해 모음 위에 곡절 부호 ∧를 붙이는데 라틴어 hostel → 프랑스어 hotel로 바꾸면서 o 위에 ∧를 붙여서 생략된 게 있음을 알려주는 식이다.
46p
- mola가 라틴어로 맷돌을 의미하므로 molar은 '어금니'로 음식을 잘게 부스는 역할을 하고, incisor은 cis =cut이라는 뜻이고 앞니 4쌍을 의미한다. 음식을 끊은 다는 뜻이 오징어를 뜯는 모습이 떠오른다.
- 접미사 -osis는 '질병'을 뜻하고, itis는 '염증'을 뜻하는데 이렇게 끝나는 단어는 o와 i에 1강세가 있고 복모음으로 발음함을 따로 기억해 두면 좋다. ( -is로 규칙을 생각할 때 어긋나기 때문에. )
62p
- '전성기, 한창때'를 뜻하는 heyday는 농부들이 haymaking을 하느라 '힘들게 일하는 시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 이탈리아 파스타면은 형태에 따라서 이름이 다른데 다 뜻이 있었고, farfalle는 나비를 닮은 면이다.
68p
- 단어 frankly는 '자유로운'을 뜻하는데 상대방이 기분 나쁠까 지금까지 말하지 않던 것을 솔직하게 고백할 때 쓰는 단어임을 알게 되었다.
76p
- package store은 '주류 판매점'으로 술을 포장된 제품 상태로만 사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89p
- vaccine은 소를 뜻하는 vacca와 관련 있는 단어이고 cowpox를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바이러스를 약화해 사람에게 주입하던 것이라고 들었던 것 같다. immune은 '납세 부담을 지지 않는'이란 뜻의 immunis에서 온 단어라고 합니다. (in-이 not 이란 뜻) community는 함께 부담을 짊어지는 공동체를 의미합니다. (com- 이 함께라는 뜻 )
95p
- 연구한 학자의 이름으로 꽃에 이름을 만들 때 붙인 경우가 있습니다. [ 학자 이름+ia] 형태로 dahlia, forsythia, poinsettia, zinnia가 있습니다.
114p
- semaphore은 양손에 깃발을 쥐고 움직여서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하는 '수기 신호'이고 '전달'과 관련된 phore을 pher로 쓴 '페로몬'을 뜻하는 pheromone은 동물들이 의사소통 할 수 있게 하는 화학적 신호라고 합니다. 영어로 -fer도 '전달'과 관련 있습니다. aquifer은 지하에서 물이 이동하는 지하수를 품고 있는 층을 의미합니다.
126p
20세기에는 접미사 '-on'이 붙은 합성 소재가 속속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런 단어들이 뒤에 강세가 없더라도 on을 /안/으로 발음하겠지요.
129p
velcro는 프랑스어 velours croche를 줄인 말입니다. 첫음절을 합해서 단어를 만들 수도 있군요.
'-ol'로 끝나는 단어는 oil (=기름)을 뜻합니다. petrol, menthol 둘 다 ol이 기름을 뜻합니다. 근데 alcohol은 기름이 아닌데 왜 ol이 붙은 걸까? 불이 붙기 때문일까요?
131p
- jumper은 두꺼운 양털로 실을 만들어 만들었는데 독특한 문양을 새겨 놓아서 가문을 알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 cardigan, Ragan sleeve, Kitchener stitch는 사람이름과 관련이 있습니다.
- 크림전쟁 중에 병사들이 착용했던 얼굴을 완전히 덮는 balaclava라는 단어가 있군요.
136p
- 프랑스어는 /k/소리를 부드러운 /ʃ/소리로 바꾸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어는 자음 c → ch로 바꿔서 단어를 만들었는데 cant와 chant가 비슷한 뜻임을 알 수 있습니다. ( 비슷한 뜻인데 c ↔ ch 만 다른 단어가 은근히 많았던 것을 본 기억이 났다.)
단어 중에 자음 ch가 프랑스어와 직접 관련 있는 경우 chef, champagne처럼 /ʃ/로 발음하곤 합니다.
< 2. 좋은 말 나쁜 말>
142p
- norm이 규범이란 뜻이니, enormous는 일반적인 것에서 벗어나(e- = out) 크기가 커다랗다란 뜻이다.
153p
- canna는 갈대처럼 속이 빈 '대롱'을 뜻하는 라틴어입니다. 공통적으로 can으로 시작하는 단어들이 느낌이 비슷한데 cannula '체내로 약물을 주입할 때 쓰는 관', cannon '대포', canyon '협곡'이 있다. ; 어원은 다른데 canoe도 나무를 파낸 배니까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
< 3. 동물의 세계 >
177p
- 개의 이름 속에 어떤 의미가 들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푸들' = 웅덩이 사냥개, '테리어' = 땅굴 속에서 사냥감을 잡아오는 개, '슈나우저' = 코로 들쑤시면서 찾는 개, 닥스훈트 = '오소리 개'를 의미합니다.
185p
- 부피의 단위 파인트 pint /=파인트/는 맥주 용기에 칠해진 (painted) 눈금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pinto horse, pinto bean도 얼룩이 칠해져 있다 해서 붙인 이름이군요.
189p
- 검색 엔진 Google(구글)의 이름은 googol = 10의 100승이란 어마어마하게 큰 수를 의미하는 단어로 만든 명칭이라고 합니다.
< 4. 무엇이라 부르랴 >
201p
- 성씨는 특정 지역에서 유래한 것이 많습니다. 웨일스 유래 : Thomas, Williams, Davies, Hughes, 켈트족 유래 : Evans, Morgan, Jones, Owens 등이 있습니다. ( 이름은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참 난감한 주제입니다. )
- 웨일즈식 이름의 철자에는 Gwladys, Llewelyn처럼 w, l, y가 곳곳에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202p
- 무엇을 만드는 사람이었는지가 성을 짓는데 영향을 끼쳤는데 Smith는 대장장이 일을 했고, Wainwright는 짐마차를 만들고, Wheeler는 바퀴를 만들고, Carpenter은 목수작업을 하고, Glazer은 유약을 바르고, Thatcher은 초가집 지붕을 만드는 사람인데, 성씨로 조상이 어떤 일을 했었는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210p
- eponym은 사람의 이름을 따서 단어가 만들어진 것인데 mesmerize는 Franz Mesmer의 이름을 ; simonize는 George Simons의 이름을 ( 그래서 i가 /아이/군요. ) hoover은 William Hoover의 이름을, galvanize는 Luigi Galvani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단어들입니다.
( 동사형 접미사 -ize가 붙은 게 공통점으로 보이네요.)
217p
- 작가의 이름인 Deborah는 '벌 = bee'를 의미하는군요.
224p
- 오른쪽은 '좋은'을 의미할 때가 많고, 왼쪽은 '나쁜' 것을 의미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dexterouss는 손재주가 좋을 때 쓰는 단어이고, 왼쪽과 관련 있는 sinister은 '사악한'을 의미합니다.
232p
- 영국 사람들은 해외의 지명을 멋대로 바꿔 불렀답니다. 이탈리아의 Napoli를 Naples로, Torino를 Turin으로, Venezia를 Venice로, Firenze를 Florence로 바꿔 불렀습니다. 베네치아랑 베니스가 똑같은 도시인데 부르는 이름만 다른 것이었군요.
234p
- 미국의 'state'이름들은 장군이나 왕의 이름에서 따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지형과 관련 있는 특징으로 이름을 붙이기도 했군요. colorado가 붉은색(=colored) 바위가 많아서 붙인 이름이었네요.
-영국의 도시이름 중에는 로마군이 주둔했던 '진지'를 의미하는 castra와 관련지어 -caster, -chester, -cester가 붙은 것이 많습니다. 맨체스터, 레스터 등의 이름이 관련 있겠네요. 이외에도 '작은 마을'을 뜻하는 -ville로, '큰 마을'을 뜻하는 -ton으로 끝나는 도시이름도 있습니다.
< 5. 말도 가지가지 >
279p
- colonel '대령'의 발음이 철자는 라틴어식, 발음은 프랑스 식으로 해서 철자에 안 맞는 발음이 되었다고 합니다(?)
- cross는 라틴어로 crux (=십자가)를 뜻합니다. 막대기가 서로를 관통하는 형태인데 crux는 '요점, 핵심', crucial은 '중요한'이란 뜻이 되었습니다.
- ght로 끝나는 철자로 게르만어에서 유래된 것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light, night, migt, right 등이 있습니다.
- 12개월이 있는 달력에서 9~12월을 의미하는 September ~ December의 앞부분 의미는 7(sept) ~ 10(deca)이므로 숫자가 서로 일치하지 않습니다. 로마력의 달력은 1년이 열 달이어서 이 때는 숫자가 일치했었는데, 로마의 황제 2명이 자기 이름을 7월, 8월에 넣었기 때문에 뒤로 2개월 밀렸기 때문입니다.
(출처) 책 : 수상한 단어들의 지도 ; 저자 : 데버라 워런 ; 옮김 : 홍한결 ; 출판사 : 월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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